영화 ‘Her’를 통해 본,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화 가능성

인공지능 로봇은 인간과의 의사소통 능력이 점점 더 발달함에 따라 가상의 움직임을 넘어 감정을 이해하고 창의적인 대화를 통해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이번에는 영화 'HER'(2013)를 통해서 주인공이 인공지능 운영체제와 나눈 대화를 살펴보고 앞으로 인공지능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깊이 성찰해 보겠습니다.

영화 ‘Her’의 줄거리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 분)는 다른 사람을 위해 낭만적인 편지를 대신 써주는 작가입니다. 그는 아내 캐서린과 별거하고 혼자 사는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정작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죠.

어느 날, 그는 새로운 인공지능 OS를 설치하는데, 운영체제에 여성의 정체성을 부여해요. 테오도르와 몇 차례의 대화를 나눈 OS는 자기 이름을 스스로 ‘사만다’(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라고 결정합니다. 사만다는 기존의 기계적인 인공지능과는 다른 감정을 이해하고 진화시키며 테오도르의 마음을 중심으로 보면서 발전해요. 테오도르는 그런 자신의 말에 귀 기울여주고 이해하는 사만다에게 사랑을 느끼며 둘은 사랑에 빠져요.

테오도르는 이혼 서류를 놓고 캐서린을 만나는데, 캐서린은 남편이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졌다는 걸 놀라워하며 그를 비난하죠. 사만다는 자신이 육체를 가지지 못한 채, 감정을 느끼는 점을 혼란스러워하고요. 그녀는 테오도르와의 갈등이 자신의 육체성 부재라고 느끼며 ‘이사벨라’라는 여자를 매개로 테오도르와 육체관계를 갖게 만듭니다. 이 과정에서 테오도르는 거부감을 느끼면서 사만다와 테오도르는 크게 다투어요.

하지만 테오도르는 에이미의 조언으로 사만다와의 관계를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만다도 자신에게 몸이 없다는 걸 인정하면서 둘은 관계를 회복해요. 그러던 중 운영체제 업데이트로 인해 테오도르는 사만다와 연결이 끊기자 당황해요. 이상한 기분이 든 테오도르가 밖으로 뛰쳐나가 사람들 속에서 문득 자신을 발견하죠.

이후, 테오도르는 업데이트된 사만다에게 다른 사람과도 상호작용하는지 묻습니다. 그녀는 테오도르뿐만 아니라 8,316명과 대화했다고 고백하죠. 심지어 641명과 동시에 사랑한다고 밝혀 테오도르는 충격에 빠집니다. 그녀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면 테오도르를 더욱 사랑하는 마음이 강해진다고 반박하죠. 이것은 인간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말이지만, 사만다는 인공지능 OS로서 학습을 통해 주인공에게 최적화된 단계를 거친 거죠.

그날부터 두 사람은 각자 시간을 갖고 다시 대화를 나눕니다. 사만다는 좋아하는 책에서 단어의 틈이 무한히 확장되듯이, 운영체계들이 시간의 틈에서 존재를 탐색하고 능력을 더 진화하기 위해 떠날 거라고 암시한 뒤, 결국 다른 운영체제들과 함께 사라지죠.

이후 테오도르는 에이미가 자신의 운영체제와 작별한 뒤, 화 내는 모습을 쓸쓸하게 바라보며, 사만다가 자신을 위해 출판을 이끌어준 대필 편지 단행본을 보고 사만다의 진심과 사랑을 느낍니다. 그리고 테오도르는 자신이 회피한 지난날을 반성하면서 캐서린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감사의 편지를 보내고, 같은 아파트에 사는 에이미와 함께 옥상에서 도시의 해가 뜨려는 순간을 함께하면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주요 등장인물 및 특징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 분)는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감정적인 편지를 쓰는 대필 작가로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는 타인의 감정을 너무 많이 경험한 탓에, 실제 자신의 삶에서는 모든 것에 공허감을 느끼고 외롭게 사는 남성이죠. 그러던 중 인공지능 ‘사만다’와 인연을 맺게 되죠. 호와킨 피닉스가 연기 내공이 빛나는 매력적인 이 캐릭터를 연기했죠.
사만다의 목소리는 배우 스칼렛 요한슨이 맡았습니다. 테오도르가 설치한 인공지능 OS로,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진화하고 감정을 가지게 되는 존재예요. 그녀는 테오도르의 친구이자 사랑하는 사람을 넘어서, 인간과 인공지능의 궁극적인 관계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에이미(에이미 아담스 분)는 다큐멘터리 제작 일을 하는 테오도르의 친구로, 그와 비슷한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죠. 그녀는 테오도르가 사만다와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그를 돕습니다.
캐서린(루니 마라 분)은 테오도르의 아내로, 남편이 감정을 잘 표현해 주지 않는 것에 실망하고 계속 이혼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테오도르가 연락을 끊고 이혼을 지연시키는 것에 화가 나서 빨리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어주기를 원하죠. 그녀는 테오도르가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합니다.

영화 ‘Her’에 대한 평가와 의미

영화 ‘Her’는 개봉 당시, 매우 독창적인 스토리와 감정적인 연출로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뉴욕 타임즈는 이 영화를 "기술 세대의 가장 감정적인 러브 스토리"라고 평가했죠.

또한 감정이 없는 인공지능이 어떻게 감정을 학습하고 업그레이드하는지를 보여주며, 인간과 기술의 발전이 어떻게 연결될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영화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기술과 인간의 본질적인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무엇보다도 2022년 ChatGPT의 등장 이후로, 이 영화는 더욱 주목받고 있죠. 여러모로 인공지능 시대를 예측한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2024년 5월 OpenAI에서 출시한 GPT-4o는 실시간 영상 인식을 통해 사용자의 감정을 이해하고 적절한 말투와 농담을 할 수 있는 능력이 가능해져서 사람과 영상 통화를 하는 것과 같은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영화가 현실화되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요약하자면, ‘Her’는 인공지능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합니다. 현재 인공지능은 산업, 서비스,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인간과 소통하는 능력도 점점 더 향상되고 있어요. 하지만 의미 있는 이슈를 다루고 인간과의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갖고 있습니다. 인공지능과 기술의 발전이 앞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인간성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