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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보조어-2. 독일의 사제가 만든 ‘볼라퓌크’의 인기, 도약, 쇠퇴

by 백호의 눈 2025.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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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인기 얻은 최초의 인공어, 볼라퓌크(Volapük)

볼라퓌크는 1879년에 독일의 신부 요한 마르틴 슐라이어(Johann Martin Sschleyer)가 설계한 인공어입니다. 볼라퓌크는 국제 공용어를 목적으로 대중적인 지지와 인기를 얻은 최초의 인공어로, 에스페란토의 선배에 해당하는 언어라고 할 수 있어요. 슐라이어는 꿈에서 국제 공용어를 만들라는 신의 계시를 받고 볼라퓌크의 아이디어를 발표했다고 해요.
'볼라퓌크'라는 명칭은 독일어로 ‘세계’라는 뜻의 ‘Vol’과 ‘언어’를 뜻하는 ‘Pük’를 합쳐서 문자 그대로 ‘세계 언어’라는 의미를 말합니다. 볼라퓌크의 어휘는 영어를 기반으로 하면서 수정된 것이며, 독일어와 프랑스어를 참고해서 음운와 문법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볼라퓌크 학회의 책임자였던 네덜란드 언어학자인 오귀스트 케르호프스(Auguste Kerckhoffs)가 여러 나라에 볼라퓌크 운동을 소개하면서 볼라퓌크 운동이 국제어로 알려지게 되었죠.
볼라퓌크는 발표되고 난 초창기에는 매우 인기가 많았어요. 그러다가 케르호프스와 다른 회원들이 볼라퓌크에 대한 개선안을 요구했는데, 창시자인 슐라이어는 그것을 거부했고 그로 인한 조직 내부의 갈등과 분열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회원들은 볼라퓌크를 떠나서 당시 발돋움하고 있던 에스페란토로 자리를 옮겼고, 볼라퓌크는 이후 급격하게 쇠퇴하게 되었죠.
볼라퓌크는 국제어로서의 대중성과 보편성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당시 외교에서 흔히 사용되던 프랑스어를 넘어 ‘중립적인 국제어 도입’이라는 가능성을 보여준 최초의 인공어로서 역사적인 큰 의미를 남겼습니다.
 

볼라퓌크의 도약과 쇠퇴, 활동 및 특징

볼라푸크는 한때 수만 명의 사용자와 지지자가 등록했으며, 한때 소수민족에게 특별한 환영을 받기도 했어요. 하지만 내부의 분열로 인해 빠르게 붕괴되었다가 1931년 네덜란드 의사인 아리 드 용(Arie de Jong)이 볼라퓌크를 좀 더 쉽게 만든 개선 계획을 발표하며 도약을 준비했습니다. 그는 문법을 단순화하고 희귀한 동사 형태, 대명사, 동사의 성을 일부 제거하고 'r' 발음을 되살렸죠. 그의 그런 노력 덕분에 볼라퓌크는 다시 주목을 받았지만, 제2차 세계대전과 독일 나치의 영향으로 제2의 부흥은 실패하고 말았어요. 현재 볼라퓌크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약 20명 남짓으로 알려져 있으며, 볼라퓌크 학회는 간신히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수준입니다.
볼라퓌크는 인도유럽어족 언어를 기반으로 발음을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대부분의 단어는 영어, 독일, 네덜란드와 같은 주요 유럽 언어에서 차용했죠. 예를 들어, ‘gudik’은 영어 단어 ‘good(좋은)’에서 유래한 것처럼요. 어휘는 주로 영어에 많이 의존하는데, 슐라이어는 단음절의 단어를 선호했고 의도적으로 'r' 발음과 일부 자음을 피했기 때문에 해당되는 단어가 영어에서 유래했음에도 불구하고 원래 형태가 상당히 많이 바뀌었다고 해요.
또한 볼라퓌크의 특징 중 하나는 합성어가 상당히 많고, 합성어로 만들 수 있는 어근에는 별도의 한계가 없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klonalitakipafablüdacifalöpakre tan’ 와 같이 기괴하게 긴 단어도 이론적으로는 만들어낼 수가 있는 거죠. 
볼라퓌크의 문법 구조는 매우 어렵고, 일반적으로 동사 활용 또한 아주 복잡합니다. 이 때문에 볼라퓌크는 배우기가 매우 까다로운 언어라고 할 수 있어요. 에스페란토어에는 “Ĝi estas por mi volapukaĵo(볼라퓌크만큼 찾기 어려운 것)”라는 관용구가 있는데, 여기서 ‘Volapukaĵo’는 ‘볼라퓌크처럼 알기 어려운 것’이라는 뜻으로, 난해한 볼라퓌크를 조롱하는 말이에요. 이것은 앞서 분열로 초창기 볼라퓌크를 떠난 회원들이 에스페란토로 옮겨가서 만든 관용어구가 아닐까 여겨집니다.
 

프랑스 대통령 사르코지의 '볼라퓌크 같은 얘기’

볼라퓌크와 관련한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프랑스 대통령을 지낸 니콜라 사르코지(Nicolas Paul Stéphane Sarközy de Nagy-Bocsa)는 외교 관계에서 '거친 발언'으로 특히 구설에 많이 올랐던 인물인데요. 그는 유엔의 기후 정상회의에 참석해서 “볼라퓌크 같은 이야기”라고 불평하는 말을 해서 당시 옆에 있던 통역사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고 해요. 여기서 ‘볼라퓌크 같은 이야기’는 무슨 뜻인지 ‘전혀 못 알아듣는 말’ 또는 ‘횡설수설하는 말’이라는 의미의 관용적인 표현이라고 합니다. 

국제보조어-2. 독일의 사제가 만든 ‘볼라퓌크’의 인기, 도약, 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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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 보기] - 국제보조어-1. 폴란드 안과의사가 만든 ‘에스페란토’ 탄생,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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