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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기원-2. 소리 기원설, 유추설, 감정 표출설

by 백호의 눈 2024.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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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주장, 소리 기원설

언어의 기원에 관한 두 번째 주장은 ‘소리 기원설’입니다.  ‘자연음 기원설’,  ‘의성설(bow-wow theory)’,  ‘멍멍설’이란 별칭으로도 불러요. '소리 기원설'은 원시 인류가 주변에서 들은 자연음의 모방에서 시작되었다는 가설입니다. 예를 들어, '멍멍' 울음에서 ‘멍멍이’라는 이름이, ‘뻐꾹뻐꾹’ 소리에서 '뻐꾸기'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거예요.

이 주장은 18세기 독일 철학자 라이프니츠(Leibniz)가 주장하고, 미국 언어학자 휘트니(Whiteney)가 동조합니다. 이에 프랑스 철학자 르낭(Ernest Renan)이 정면 반박했어요. 그는 단순히 동물의 소리를 내는 것으로 시작해서 현재 언어로 발전했다면 동물의 언어가 먼저 생겼고 그 뒤에 인간의 언어가 만들어졌다는 단순한 논리로 흐를 수 있다고 비판했어요.

언어가 소리에서 생겨났다는 이 주장에 대한 반론을 생각해 봅시다. 소리 없이 사물의 이름은 어떻게 존재할까요? 동물의 소리를 모방했다면 동물의 소리가 인간의 언어보다 먼저 탄생했다는 뜻일까요? 따라서 이 가설은 그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와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세 번째 주장, 유추설

세 번째, 유추설(ding-dong theory)은 ‘땡땡설’이란 별칭이 더 재밌어요. 인간이 자연의 대상과 속성을 관찰하고 각각에 맞는 적절한 소리를 내어 언어가 탄생했다는 거죠. 세상 속의 사물들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를 관찰하고 추론함으로써 이름을 지어 부른 거죠. 즉, 언어는 사물과 세계의 속성을 반영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종을 치면 “땡” 소리가 나고, 땅을 치면 “땅” 하는 소리가 나며, 손뼉을 치면 “짝” 하는 소리가 나는 것처럼 사물 고유의 소리를 인간이 지각하는 대로 표현한 데에서 언어가 시작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소리 기원설’은 밖에서 들리는 소리를 모방하는 반면, '유추설'은 인간의 인식과 판단으로부터 사물의 속성을 추론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어요. 다만, 소리를 내지 못하는 추상적인 사물의 이름을 어떻게 지을지에 대해서는 소리 기원설과 마찬가지로 반론을 제기할 수밖에 없어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명명설(Onomasticon)’은 이 주장에 해당하죠. 그는 생물의 공통된 특징을 바탕으로 분류하고 명명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즉, 언어의 기본 어휘는 자연에 존재하는 소리의 모방에 불과하며, 사물의 본질과 언어의 형태 사이에는 불가분의 자연적 관계가 성립된다고 보았습니다.

이 가설에 동조한 사람으로 19세기 독일 신학자이자 언어학자 막스 뮐러(Max Muller)입니다. 그는 인도어와 유럽어의 유사성을 강조하면서 비교 언어학 분야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특히, 동양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였고, 오리엔탈리즘의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어요.

 

네 번째 주장, 감정 표출설

네 번째, 언어가 감정을 표현하는 소리에서 비롯되었다는 ‘감정 표출설’이 있습니다. 일명 ‘감탄사 기원설’, ‘쯧쯧설’, ‘간투설’이라고도 하죠. 기쁨, 슬픔, 비명, 공포 등의 감정이 '오', '이런', '어머나', '쯧쯧' 등과 같이 자연스럽게 입 밖으로 터져 나오는 소리에서 언어가 출발했다는 주장입니다.

'감정 표출설'은 그리스 에피쿠로스 학파에서 비롯된 견해로 프랑스 철학자 콩디야크(E. B. de Condillac)가 제창한 이후 널리 알려졌어요. 인간의 발화는 “아” 와 같은 본능적이고 감정적인 외침으로 시작되며, 이는 언어 단위(speech unit)의 기원을 형성한다는 루소(Russeau)의 ‘언어 기원설’로 이어집니다. 즉, 인간의 몸짓에서 감정적인 발성이 표출되고, 사물에 구체적인 이름을 부여하고, 추상적인 이름을 만들며, 단문에서 복합문으로 발전한다는 거죠.

하지만 감정 표출설은 다음과 같은 반박에 직면합니다. 첫째, 세계 모든 언어에서 감탄사의 수는 매우 제한적이다. 둘째, 감정 표출인 외침은 목적이나 의도가 없는 본능적인 행위이다. 셋째, 감탄사와 추상어는 질적으로 매우 차이가 있는 표현으로, 무리하게 연계했다. 넷째, 감탄사는 정상적인 말을 만드는 데 사용되지 않는 소리를 포함한다. 감탄사는 대개 갑작스러운 날숨으로 내뱉고, 일반적인 말은 들숨으로 표현되거든요.

요약하면, 언어는 타인과의 소통과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위와 같은 반론이 제기되면 주장의 한계성이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어쨌든 그 당시 내로라하는 지식인들의 다양한 설과 반박은 모두 설득력 있고 흥미진진하네요. 

사실, 아리스토텔레스 가설은 생물 다양성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을 시도한 의미 있는 통찰입니다. 훗날 그의 주장은 과학 기술과 생물학 연구의 발전에 따라 더 진전되고 상세한 분류 체계로 통합되었습니다.

언어의 기원-2. 소리 기원설, 유추설, 감정 표출설
언어의 기원-2. 소리 기원설, 유추설, 감정 표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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