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째 가설, 가장 활발한 논의 '진화설'
언어의 기원에 대한 가설로, 현재까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진화론' 다른 말로 '신체 적응론'이 있습니다. 언어는 인간의 몸과 정신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자연 발생적으로 나타났다는 견해죠. 생물학적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발성기관과 언어중추가 발달하면서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요.
즉, ㄱ자 모양의 이관형 공명관은 상대적인 길이를 변화시켜 다양한 소리가 나올 수 있습니다. 혀의 앞, 뒤, 아래위의 위치를 바꿈으로써, 구강과 인강의 크기를 변화시켜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태아의 경우는 성문이 목보다 높이 올라가 있어서 성인이 되면서 내려오죠.
인간은 원생동물에서 진화하면서 성문의 하강을 겪었는데, 이는 언어 생성에 필요한 진화였습니다. 성문의 목소리가 네 발로 기어가는 자세에서 목표가 아닌, 두 발로 걷는 자세로 바뀌면서 앞을 내다보기 위해 올린 수평적인 머리와 머리의 위치를 수직으로 조정하는 과정에서 성문이 하강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후에 인류는 직립 보행을 하게 되고요.
필립 리버만(Philip Lieberman)은 후두가 밑으로 내려가면서 언어가 발전했다고 주장했어요. 호흡기(입과 허파)는 수평적으로 곧고, 이런 형태의 소리를 분화하기는 힘들거든요. 하지만 이의 제기 근거는 팽팽합니다. 신체 기관은 발성기관로 적합하게 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언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증거가 무엇인지 되묻거든요. 결국, '최초의 언어'가 무엇인지 밝혀내지 않는 한, 이 가설도 하나의 추측일 뿐입니다.
세 가지 관점으로 보는 '진화의 증거'
그렇다면 지금부터 '진화론'을 집중적으로 알아볼까요? 먼저 진화의 증거는 크게 화석, 발생학, 비교 해부학, 이렇게 세 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화석의 증거를 살펴보기 전에 화석의 종류를 알아볼게요.
화석은 크게 표준화석과 시상화석으로 구분되죠. 표준화석은 특정한 지질 시대의 지층에서만 나타나요. 삼엽충, 필석, 전갈이 나타났다면 고생대. 공룡, 암모나이트, 시조새가 나타나면 중생대. 에오히푸스(말), 매머드가 나타난 화석은 신생대에 해당합니다. 시상화석은 지층의 환경 조건을 추정하는 기준이 되는 화석을 말해요. 예를 들어, 산호나 따뜻한 바다 등을 유추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진화의 연속성을 살펴볼 수 있는 화석들이 있어요. 예를 들어, 말의 화석은 발가락의 수가 줄어들도록 진화했다는 걸 알 수 있죠. 시조새는 파충류가 조류로 진화하는 중기 단계의 화석이에요. 소철고사리 역시 양치식물에서 종자식물로 진화하는 중간 단계 화석에서 발견됩니다.
진화론자들은 말 크기의 변화가 진화의 증거라고 주장합니다. 에오히푸스가 오토히투스와 플리오히푸스에서 에쿠우스(오늘날의 말)로 진화한 거라고 말이죠. 하지만 말의 진화가 증거가 될 수 있을까요? 현존하는 아르헨티나산 말의 길이는 50cm에 불과해요. 또한 에오히푸스와 현존하는 말인 에쿠스는 같은 지층에서 발견되었어요. 그러니 말의 크기 변화가 진화의 증거라는 주장은 맞지 않는 셈이죠.
화석의 발생학적 증거는 1866년, 독일 과학자 헤켈이 주장한 '발생 반복설'에 근거합니다. 해켈은 형태학적 비교로 동물과 식물의 다양한 유사점을 찾아냈고, 처음으로 '개체 발생'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그 개념을 설명했어요. 그는 "한 유기체의 개별적인 발생은 그 계통 발생적인 발생을 반복한다"는 계통 발생설을 주장합니다. 즉, 척추동물의 발생 초기 모습(꼬리와 아가미)이 비슷하고, 이는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진화한 결과라는 거예요. 그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생명의 기원과 발달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마지막으로 화석의 비교 해부학 상의 근거는 상동 장기와 상사 기관에서 찾을 수 있어요. 상동 기관은 기원과 해부학적 구조가 같은 기관을 말해요. 예를 들어 사람의 팔, 고양이 발, 고래 지느러미, 박쥐 날개 등이죠.
상사 기관이란 모양과 기능은 비슷하지만 기원과 구조가 다른 기관을 뜻해요. 예를 들면, 새의 날개(앞다리)와 곤충의 날개(표피), 완두콩의 덩굴(잎), 포도의 덩굴(줄기) 등과 같습니다.
진화설을 뒷받침하려던 시도, 헤켈 사건
그러나 1868년 헤켈의 배아 그림은 사기극으로 폭로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개체 발생설을 뒷받침하기 위해 헤켈의 동물 배아 비교는 실제와 다르게 과장되거나 일부 특징을 무시하고 표현된 것으로 의심받죠. 동료 과학자 토마스 헨리 헉슬리와 리처드 올윈이 헤켈의 배아 그림을 크게 비판했거든요. 이 일로 헤켈의 명성은 크게 손상되었고 과학계에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이로 인해, 과학 지식의 투명성과 도덕성에 깊은 교훈을 남겼습니다.
사건의 본질은 정확한 배아 그림으로 진화론을 뒷받침하려는 시도였어요. 헤켈은 1866년 ‘자연의 발전에 대한 비판적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동물의 배아 비교 그림을 제시했습니다. 초기 단계에서 그가 발표한 배아의 다양한 그림이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이 강조되었죠.
헤켈의 그림은 훗날 일부 과학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오용되었고, 일부 진화론자들은 이 그림을 이용해서 과장된 주장을 펼치기도 했어요. 비판이 거세지면서 '헤켈 사건'이란 단어가 만들어졌는데, 이는 헤켈의 연구가 아닌 그림을 오용한 사건의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997년 9월 5일 리처드슨(M. Richardson)이란 젊은 과학자가 사이언스 잡지에서 헤켈의 배아 그림을 "생물학상 가장 위대한 위조"라고 또다시 폭로하면서 이 일이 재조명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켈의 배아 그림은 여전히 교과서에 나오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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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기원-3. 가창설, 몸짓설, 노동설, 의지설, 접촉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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