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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언어-2. 꿀벌의 타고난 의사소통은 '춤'

by 백호의 눈 2024.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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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언어는 '춤'

꿀벌들이 의사소통하는 언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오스트리아 동물학자 칼 폰 프리쉬(Karl von Frisch)는 꿀벌을 주로 연구했는데, 그는 꿀벌이 춤으로 의사소통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그래서 프리쉬는 니콜라스 틴베르겐(Nikolaas Tinbergen)과 콘라드 로렌츠(Konrad Lorenz)와 함께 노벨 생리학 및 의학상을 공동 수상했으며, 행태학(ethology)이라는 분야를 정립한 선구자로 손꼽힙니다.

스티븐 로저 피셔의 ‘언어의 역사’에 따르면, “선발대 격으로 꿀을 탐색하는 벌들은 후발대 벌들에게 ‘꼬리 춤’을 추면서 180도의 회전 수에 비례해서 샘플 꿀을 제공하고, 8자 춤의 궤적으로 거리와 방향을 가리키는 위치를 알려준다”고 합니다.

즉, 정찰 벌(scout bee)은 꿀이 가득한 꽃을 발견한 뒤에 '춤'이라는 독특한 행동으로 꿀이 있는 곳까지의 거리와 방향을 알려주는 겁니다. 이때 춤의 모양과 속도는 거리를 나타내고, 꼬리 춤의 합성 각도와 중력의 방향은 먹이가 있는 방향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벌들이 춤추는 속도가 빠를수록 거리가 짧고, 느릴수록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5초 안에 10회를 돌면 약 100미터, 6회를 돌면 약 500미터, 4회를 돌면 1,500미터의 거리를 나타내죠. 꿀벌은 11킬로미터의 거리까지 비교적 정확하게 교신할 수 있습니다.

꿀벌의 춤이 활발할수록 꿀의 품질이 좋아진다고 해요. 이 정보는 꿀벌의 꼬리 춤에 매우 명확하게 표현되어서 사람들도 그 춤을 보고 꿀의 출처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꿀벌의 언어를 최소한으로 알아듣는 단계까지 도달한 셈이죠.

 

꿀벌의 춤은 타고난 '언어 능력' 

많은 연구자들은 꿀벌들의 춤의 언어 능력을 알아내려고 다양한 실험을 수행했습니다. 꿀이 있는 곳까지 벌을 날아가게 하지 않고 걷게 했더니, 꿀벌들은 돌아와서 춤을 추는데 거리를 25배로 잘못 계산했어요. 그들은 변화된 환경과 변수 때문에 창조적으로 언어를 사용하지 못했죠.

그리고 벌집의 자리에서 수직으로 50미터 높이의 나무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꿀을 올려놓은 뒤 벌들에게 맛보게 한 다음, 벌집으로 돌아가게 했더니 다른 벌들에게 그 위치를 가르쳐 주지 못했어요. 다시 말해, 수직 거리에 전달하지 못한 겁니다. 하지만 빈 벌집에서 키운 벌을 벌들이 많은 벌집으로 옮기자, 벌들은 바로 춤을 추었죠. 꿀벌의 춤은 타고난 언어 능력이라는 증거입니다.

20여 년이 지난 1960년과 1961년, 두 사람이 차례로 논쟁을 벌였는데, 첫 번째는 해럴드 에쉬(Harald Esch)가, 두 번째는 아드리안 M. 웨너(Adrian M. Wenner)가 제기했어요. 에쉬와 웨너는 꿀벌의 의사소통 수단에는 몸짓뿐만 아니라 소리도 포함된다고 믿었습니다. 그들은 꿀벌이 춤을 추는 동안 낮은 주파수의 소리를 낸다는 걸 발견했죠. 이를 바탕으로, 두 사람은 소리가 꿀벌의 의사소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어요. 그래서 어두운 벌집에서도 의사소통이 가능하죠.

 

꿀벌 생태 연구자들의 연구

웨너는 동물 행동과 꿀벌의 생태 연구로 잘 알려져 있어요. 웨너의 연구는 꿀벌의 의사소통, 포식 행동 및 사회적 구성을 촉진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꿀벌의 ‘웨글 댄스’를 발견했죠. ‘웨글 댄스’는 꿀벌이 다른 꿀벌에게 먹이 공급원 위치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한 의사소통의 한 형태입니다.

그리고 에쉬는 벌이 춤출 때 내는 소리의 지속 시간이 꿀의 원천으로부터 날아오는 지속 시간을 나타낸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외에, 알렉스 미켈슨(Axel Michelsen)은 레이저 빔 측정을 사용해서 춤추는 벌의 움직임이 벌집을 진동시킨다는 것을 알아냈어요. 이것은 춤추는 벌 주변의 압력 변화와 공기 입자의 변화를 측정한 겁니다. 결과적으로 진동이 꿀벌의 움직임에 따라 공기 증에 전달되고 진동이 다른 벌들에게도 전달된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또한 키르히너(Kirchner)와 캐서린 소머(Kathrin Sommer)는 벌의 날개를 더 작게 만들어서 소리를 변화시키려고 시도했어요. 이 실험은 작은 날개를 가진 벌들은 효과적으로 꿀의 위치를 다른 벌들에게 알리지 못했어요. 미켈슨과 키르히너는 ‘로봇 별’이라는 실험도 했는데요. 그 결과, 그들은 벌들이 날개에서 소리를 내면서 춤을 출 때만 동료 벌들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이의제기와 실험을 통해 꿀벌의 꼬리 춤과 음향 메시지가 모두 필수적인 의사소통이라는 사실이 입증되었습니다. 표현 수단 중 하나라도 빠지면 후발대 꿀벌들은 모두 먹이가 있는 장소를 찾지 못하고 길을 잃게 되니까요.

다음에는 새 중에서도 뛰어난 언어 능력을 지닌 ‘앵무새’의 의사소통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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