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비슷한 지능을 가진 '앵무새'
새가 지저귀는 것은 그들이 일정한 규칙을 가지고 의사소통하는 수단입니다. 또한 상황에 따라 울부짖는 것도 달라요. 왜냐하면 그들은 후천적인 학습에 의해 소통하기 때문이죠. 그러면 뛰어난 모방 능력자 '앵무새'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앵무새는 모방 본능이 뛰어나고 인간의 말을 잘 따라 하지만,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가 제한적이고 그만큼 자극에 쉽게 지배됩니다.
최근 과학 연구에 의하면, 앵무새는 놀라운 수준의 언어 능력과 인지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해요. 보통 앵무새의 지능은 3~6살 정도 어린이와 비슷한 수준이죠. 앵무새의 언어 모방 능력은 그들의 뇌 발달과 관련 있습니다. 앵무새는 인간과 비슷한 뇌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학습, 기억력, 정보처리 능력이 탁월합니다. 모방 능력이 뛰어난 앵무새는 인간과 함께 생활하면서 인간의 언어를 배우고 그 과정에서 발음과 억양 등을 익혀서 더욱 정교한 모방을 할 수 있죠. 나아가 사람과의 친밀감과 상호작용을 통해 문장 구성과 의미를 전달합니다.
하지만 모든 앵무새가 언어를 학습하고 모방하는 것은 아니에요. 언어 능력과 인지 수준은 앵무새의 종류와 특성, 환경에 따라 달라요. 다만, 지속적인 훈련과 반복 학습을 통해 언어 능력은 더욱 향상될 수 있죠.
다음은 연구진이 밝혀낸 앵무새의 언어 능력에 대한 실험입니다.
호주에 사는 '밤색머리꼬리치레'
영국 액세터 대학과 스위스 취리히 대학 연구진은 호주 오지에 사는 ‘밤색머리꼬리치레(chestnut-crowned babbler)’가 새로운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소리를 재배열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했습니다. 이 새는 언뜻 의미 없어 보이는 소리를 재배열함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가진 단어를 만들어냈어요. 이는 마치 사람의 대화와 같은 방식이었죠.
연구진은 이 새의 대화 방식을 연구함으로써 언제 인류가 처음 소리로 대화를 하게 됐는지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들의 연구 성과는 2015년 6월, 국제 학술지 '플로스 바이올로지(PLOS Biology)'에 발표되었어요.
취리히 대학의 연구원은 ‘밤색머리꼬리치레’가 두 개의 다른 소리인 A와 b를 결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밤색머리꼬리치레’는 비행을 해야 할 때는 나무 사이를 날아다닌다는 의미인 ‘AB’ 울음소리를 냈고요. 둥지에서 새끼들에게 먹이를 줄 때는 바로 먹이를 먹을 준비를 하라는 의미로 ‘BAB’란 소리를 냈죠.
그러고 나서, 그들은 새들의 소리를 녹음해서 새들에게 직접 들려주고 같은 반응을 보이는지 확인했어요. 연구진이 앞서 녹음한 ‘AB’라는 소리를 들려주었을 때 새들은 누가 날고 있는지 보려고 하늘을 보았고, ‘BAB’ 란 소리를 들려주었을 때는 둥지를 쳐다봤습니다.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 ‘알렉스’
회색 앵무새, 아마존 앵무새, 뉴기니 앵무새는 뛰어난 언어 능력을 가진 대표적인 앵무새들입니다. 그들은 모두 지능과 학습 능력이 높고, 인간의 언어를 습득하는데 뛰어나죠.
1977년, 애리조나 대학의 페퍼버그(Pepperberg) 박사는 앵무새가 아무 생각 없이 반복적으로 인간의 말을 흉내 내는지, 아니면 그들이 언어를 이해하고 사용하는지 알아내려고 실험에 착수합니다. 이 실험의 대상은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 ‘알렉스’였어요.
알렉스는 백 개 이상의 물건들을 식별했고 일곱 가지 색깔, 다섯 가지 모양을 구분하고 숫자의 개념을 여섯 개까지 셀 수 있었어요. 그리고 단순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물론이고, 똑같은 크기의 물건을 주고 “가장 큰 게 무엇이니?”라고 물으면 “없어.”라고 대답했어요.
알렉스가 “바나나를 원해.”라고 말했을 때 연구진은 일부러 땅콩을 가져다주었어요. 그러자 알렉스는 “바나나”라고 계속 소리치거나 화를 내며 땅콩을 바닥에 던졌습니다. 우리는 알렉스를 통해 앵무새가 대형 유인원과 고래류에 필적하는 논리적인 사고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앵무새의 언어 능력에는 분명한 한계점가 있습니다. 그들이 인간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더라도, 자신의 동료 앵무새에게 ‘말하는’ 것만큼 쉽게 인간과 대화할 수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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