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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언어-5. 침팬지의 수화 학습은 훈련과 모방

by 백호의 눈 2024.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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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 실험이 가장 많은 '침팬지'

침팬지의 의사소통 실험은 비교적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1930년대는 ‘구아’, 1940년대는 ‘비키’, 1960~70년대에는 ‘와쇼’와 ‘사라’, ‘님 침스키’가 바로 그 주인공이죠.

첫 번째 '구아'는 1927년 윈드롭 켈로그 부부가 키운 암컷 침팬지예요. 그들은 자신의 아들 도널드가 10개월이었을 때 생후 8개월인 ‘구아’를 함께 길렀어요. 그들의 목표는 침팬지가 인간을 얼마나 잘 흉내 내는지 알아보는 것이었죠.

그래서 그들은 ‘구아’는 침팬지였음에도 불구하고, 도널드와 같은 환경에서 같은 대우를 해주었어요. 그들은 ‘구아’에 대해서 발성 연습보다는 단어를 알아듣도록 하는 학습에 중점을 두었어요. 그 결과, ‘구아’는 19개월이 되었을 때 100개 이상의 어휘를 구별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가드너 교수 부부의 경우는 침팬지 ‘비키’를 관찰하면서 실험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그들은 ‘비키’에게 발음 훈련이 아니라 침팬지의 두뇌 능력을 밝히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죠. 이후 그들은 1살이 조금 지난 침팬지 ‘와쇼’를 입양해서 와쇼에게 미국 수화를 가르쳤어요.

 

수화를 할 줄 아는 최초의 영장류

‘와쇼’는 22개월 뒤에 34개의 수화를, 4살 때에는 85개의 수화를 배웠습니다. 1979년, 와쇼가 14살이 되었을 때, 그는 무려 250개에 달하는 수화를 습득했어요. 이것은 말을 처음 배우기 시작한 아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폭발적으로 단어 사용이었어요. ‘와쇼’는 수화를 제대로 할 줄 아는 최초의 영장류인 셈이죠.

세 번째, 1966년 프리맥 부부는 언어 습득을 위해서 침팬지 ‘사라’를 훈련시켰습니다. 그들은 특정 단어에 해당하는 모양이 다른 플라스틱 판을 이용했는데요. 사라의 훈련 장면은 언어학 교과서에 다음과 같이 널리 소개되었어요.

부부는 침팬지인 ‘사라’에게 플라스틱 기호로 ‘사라(Sarah)’, ‘넣어라(insert)’, ‘사과(apple)’, ‘접시(dish)’, ‘바나나(banana)’, ‘물통(pail)’과 같은 단어의 순서대로 제시했어요. 그러면 ‘사라’는 사과, 접시, 바나나를 한꺼번에 양동이에 넣지 않고, 접시에 사과를 넣고, 바나나를 양동이에 넣곤 했어요. 그들은 ‘사라’가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서 사용했다고 보고했고, 사라가 생략된 단어까지 알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님 침스키'의 수화 학습의 수준

네 번째, 1973년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심리학자 허버트 테라스(Herbert Terrace)는 행동주의 이론의 권위자인 스키너(Skinner)의 제자로 명성이 높았습니다. 그는 영장류의 언어 습득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 생후 2주 된 침팬지 ‘님 침스키’를 입양했어요. ‘님 침스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의 이름에서 따서 지었죠.

테라스는 '님 침스키'에게 4년 동안 수화를 가르쳤고, 전하는 바에 따르면 '님 침스키'의 수화 훈련을 위해 60명의 트레이너를 동원했어요. 그 결과, '님 침스키'는 3년 8개월 동안 125개의 수화를 배웠어요. 그것은 가드너 부부가 가르친 '와쇼'나 패터슨이 가르친 '코코'와 비슷한 수준이었죠.

테라스는 1979년 '사이언스' 잡지에 님 침스키와 진행한 실험 연구의 한계에 대해 논문으로 발표했습니다. 그는 ’님 침스키’가 단어를 이해할 수는 있었지만 그가 학습한 수화가 문법 체계에 맞지 않았다고 고백했어요. 또한 트레이너들이 실험을 과장해서 보고함으로써 ‘님 침스키’의 언어 능력이 잘못 계산되었음을 밝혔습니다. 

게다가, 이 실험 비디오를 자세히 관찰한 결과, ‘님 침스키’의 수화 중에서 88%가 트레이너의 흉내를 낸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님 침스키’가 했던 수화 중에서 자발적으로 수화를 한 비율은 12%에 불과했다는 거예요.

 

영장류의 언어 사용은 훈련과 모방

테라스는 논문 마지막에서 ‘와쇼’와 ‘코코’의 연구에 대해서도 평가의 말을 덧붙였어요. ‘와쇼’와 ‘코코’는 트레이너의 단서들에 반응했지만, 그것은 적극적인 사고나 의사소통의 증거로 볼 수 없었다는 거예요. 그는 침팬지나 고릴라가 훈련을 통한 모방의 결과로 언어를 사용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와 같이 1960년대에서 1980년대 사이에 행해진 인간과 영장류의 쌍방향 의사소통 실험은 수화를 통해서 또는 상징 언어 기호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어요. 여기서는 어떤 매개 수단을 사용하든 거의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예를 들어, 대형 유인원들은 인간 트레이너들과 생활하면서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배워왔고, 어떤 경우에는 경이로운 결과들을 보여주기도 했어요. 이것은 유인원들조차도 어떤 형태로든 이미 ‘언어’를 위한 신경 경로를 이미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하지만 여전히 결정적인 의문은 있어요. 유인원이 인간과 비슷한 방식으로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인간과 유인원 사이에 의사소통하는 증거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아마도 ‘와쇼’는 트레이너에게 보상받기 위해 수화를 애매하게 보여주었을지도 모르고요. 또한 ‘코코’ 역시 인간의 선입견이나 확대 해석으로 수화를 습득했다고 결론 지은 건지도 모르죠. 그 밖의 다른 침팬지들은 실제 언어가 아닌 트레이너의 몸짓이나 소리, 상황 신호 등에 반응했을 수도 있습니다.

다음에는 '님 침스키' 실험을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동물의 언어-5. 침팬지의 수화 학습은 훈련과 모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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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 보기] - 동물의 언어-4. 영장류의 언어 습득 실험, 오랑우탄과 고릴라 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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