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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언어-6. ‘님 침스키’ 프로젝트의 한계가 남긴 것

by 백호의 눈 2024.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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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NIM'의 성과

만약 침팬지가 태어날 때부터 인간처럼 자랐으면 어땠을까요? 실제로 미국에서 이 방법으로 진행한 실험이 있었습니다. 일명 '프로젝트 NIM'의 주인공의 이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컬럼비아 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인 허버트 테라스(Herbert Terrace)는 침팬지가 미국 수화를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침팬지를 평범한 가정에서 키우고 인간 아이처럼 똑같이 언어를 가르치는 실험을 했어요. '만약 인간화된 침팬지에게 의사소통 기술을 가르치면 어떨까?'라고 도발적인 질문으로, 노암 촘스키의 언어 이론에 도전장을 던졌죠. 촘스키는 언어는 오직 인간만 갖고 있는 내재적 특성이라고 주장했으니까요.실험을 위해 선택된 수컷 새끼 침팬지는 노암 촘스키의 이름을 비틀어서 ‘님 침스키’로 불렀고, 실험의 명칭도 ‘프로젝트 님(‘Project NIM)’이라고 지어졌습니다. 테라스 교수가 이 프로젝트의 총책임을 맡았어요. 그리고 ‘님 침스키’를 키울 엄마로 선택된 사람은 평범한 주부인 스테파니였어요.

출생 직후, ‘님 침스키’는 의도적으로 진짜 어미와 헤어져야 했죠. 그리고 ‘님 침스키’는 맨해튼에 사는 스테파니 가족에게 입양되어 문제없이 지냅니다. 실험 팀은 ‘님 침스키’가 어느 정도 자랐을 때, 그를 스테파니 가족으로부터 고립시켰죠.

실험 팀은 적응이 잘 된 ‘님 침스키’에게 미국 수화를 단계적으로 가르쳤어요. 그리고 콜럼비아 대학교의 한 여학생이 ‘님 침스키’의 가정교사로 투입됩니다. ‘님 침스키’는 그녀를 매우 잘 따랐어요. ‘님 침스키’는 간단한 단어부터 수백 개의 단어까지 수화를 사용할 수 있었죠. 이런 성과 때문에 ‘님 침스키’는 TV쇼에 출연하는 등 금세 유명해졌어요. 

 

'님 침스키' 교육의 한계

‘님 침스키’는 단어를 읽고 사용하는 방법을 알았어요. 그는 “오렌지. 나. 먹을래. 오렌지. 줘”라고 말하곤 했지만, “나. 먹을래. 오렌지. 줘. 나”라고 문장을 다시 조합하면 큰 어려움을 겪었어요. 그 이후로 ‘님 침스키’는 거의 성인이 될 만큼 자랐죠. 그리고 ‘님 침스키’는 공부 시간에 때때로 도망치기 위해 화장실에 간다고 거짓말을 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님 침스키’의 교육은 점점 한계가 왔어요. ‘님 침스키’는 인간이 아닌 침팬지였기 때문에 바로잡기가 쉽지 않았죠. 사춘기가 오자, ‘님 침스키’의 반발은 더 심해졌어요. 그런 ‘님 침스키’의 마음을 달래준 것은 실험 팀의 인간이 아니라 고양이였습니다. ‘님 침스키’는 고양이를 매우 좋아했거든요.
그러나 ‘님 침스키’는 교정을 위해 사육장에 가두어집니다. 결론적으로 인간은 침팬지 한 마리의 영혼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히고 말았죠. 이는 다른 대안이 없었고, 총 책임자의 안타까운 감정일 뿐, 어쩔 수 없는 일이었죠. ‘님 침스키’는 인간 사회에서 단 한 번도 이런 종류의 감금을 당해 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님 침스키’가 사육장 적응하는 것을 돕기 위해, 실험 팀은 침팬지 집단에서 소외된 가장 약한 수컷을 함께 생활하게 해주었어요. ‘님 침스키’는 자신의 종족인 침팬지를 보고 마치 처음 보듯 낯선 표정을 짓습니다.
사육사는 ‘님 침스키’의 특별한 사연을 알기에, 수화를 배워서 ‘님 침스키’와 유일하게 소통했어요. 그리고 허버트 교수는 ‘님 침스키’와 짧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요. ‘님 침스키’는 그가 권력을 가진 남자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실패한 프로젝트가 남긴 것

1979년, 허버트 교수는 방송에 출연해 프로젝트가 실패했다고 고백합니다. 결국 연구비 문제로 프로젝트는 4년 만에 중단되었고요. ‘님 침스키’는 인간 아이처럼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자랐지만, 침팬지로서는 많은 절망을 겪었어요. 이후, 그는 사육장에서는 벗어났지만, 의학생체실험 연구소와 동물보호소 등을 전전했죠.

그리고 마침내 ‘님 침스키’는 27살이 되던 해인 2000년, 심장폐색으로 죽음을 맞았습니다. 실험 팀은 ‘님 침스키’가 지낸 사육장 현판에 다음과 같은 글을 적어놓았어요.

I have nothing to fear.
And here my story ends.
My troubles are all over.
And I am at home.  

- Last Lines of ‘BLACK BEAUTY’ Anna Sewell

나는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내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나의 고민은 모두 끝났습니다.
나는 집에 있습니다. 
-'BLACK BEAUTY'의 마지막 대사 안나 시웰)

 
인간의 지나친 지적 욕망은 안타깝게도 수많은 생명의 방향을 틀어버렸고 비극적인 결말을 가져왔습니다. 당신은 인간에 의하여, 인간처럼, 살다죽은 침팬지 ‘님 침스키’ 이야기를 읽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동물의 언어-6. ‘님 침스키’ 프로젝트의 한계가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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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 보기] - 동물의 언어-5. 침팬지의 수화 학습은 훈련과 모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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