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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사고의 상관관계에 대한 다양한 가설들

by 백호의 눈 2025.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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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보편성과 상대성

이번에는 언어와 사고의 상관관계에 대한 다양한 가설을 살펴보겠습니다. 언어의 차이가 사고에 영향을 미칠까요? 언어가 다르면 사고도 다를까요?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면 사고하는 방법도 새로 배워야 할까요?

언어는 보편성과 상대성이 존재합니다. 보편성이란 모든 언어는 특정한 문화와 상관없이 공통적이고 보편적인 요소와 특성들이 있다는 거죠. 반대로, 상대성은 개별 언어마다 독특한 문화적 특징이 나타나며, 서로 다른 모국어 화자들은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사고한다는 겁니다.

언어와 사고의 상관관계는 크게 동일설(同一設)과 상이설(相異設)로 나눕니다. 첫째, 동일설은 말과 사고는 같다는 거예요. 사고란 마음속의 말이라서 어떤 생각이건 자신에게 하는 말로 볼 수 있다는 거죠. 왓슨(J. B. Watson) 같은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이 주장합니다.

하지만 말 없는 생각, 말없이 진행되는 운동이나 예술 행위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이런 견해에 반대하죠. 동일설을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말 없는 생각이란 있을 수 없고, 말없이 진행되는 운동이나 예술 행위도 의식으로는 끊임없이 독백이 진행 중이라고 반박합니다. 둘째, 상이설은 말과 사고는 다르다는 것인데, 둘을 상호 독립적이라고 보는 거죠. 이 가설은 다시 사고 우위설언어 우위설’, ‘상호 의존설로 구분합니다.

 

언어와 사고는 상호 독립적인 관계

사고 우위설은 말은 사고에 의존한다고 보는데, 전통적 견해가 대개 여기에 해당해요. 말없이도 사고는 가능하다는 것인데 피아제(J. Piajet), 스타인버그(D. D. Steinberg) 등이 주장했어요. 예를 들면, 아이가 말을 배우기 전에도 사고는 존재한다거나 농아가 말은 못 해도 이해할 수 있는 사고 능력은 있다는 점, 거짓말을 하면서 상대의 눈치를 보며 말하고 다른 생각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점을 이유로 내세웁니다. 같은 언어를 사용해도 다양한 사고방식이 존재하고, 언어가 달라도 같은 사고방식을 가질 수 있어서 말과 사고는 다르다고 보는 거죠.

반면, ‘언어 우위설은 사고보다 언어가 앞선다는 가설로, 언어는 우리의 행동과 사고방식을 결정하고 주도한다는 사피어-워프 가설(Sapir-Whorf Hypothesis)로 언어 상대성 이론을 말합니다. 이것은 일찍이 독일에서 싹튼 훔볼트(Humboldt)의 언어세계관설이 발전한 것으로, 언어를 통해 객관적 세계를 보기 때문에 우리가 보고 느끼는 세계는 언어에 반영된 주관적 세계라는 거예요.

따라서 언어는 사고의 기본으로, 사고를 지배하며 자연 현상의 이해는 사용하는 어휘에 영향을 받는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에스키모 족에게는 에 관한 어휘가 20여 가지가 있는데, 이것은 변별 어휘가 없는 종족보다 눈에 관한 어휘 수만큼 에스키모 족의 사고가 분화, 발달한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상호 의존설은 사고 우위설과 언어 우위설을 절충했는데, 러시아의 비고츠키(L. S. Vygotsky)가 주장했어요. 그는 언어와 사고 능력은 유아기에 평행적으로 발달하다가 점차 합쳐져서 사고는 언어로 표현되고 언어는 사고에 의해 더 논리적으로 된다고 말했어요. 인간은 대체로 사고 없는 언어를 생각할 수 없고 언어 없는 사고는 불완전하다는 점에서 언어를 통해 사고를 확장하고 언어의 세계를 확대, 변화시킨다고 보는 것입니다.

 

언어 상대성과 언어 결정론

언어가 사고 형성에 영향을 끼친다는 가설을 언어 상대성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언어가 제공하는 항목들을 이용해서 말도 하지만, 경험의 세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생각한다는 사실을 내포해요. 이와 달리, 사용하는 언어가 사고를 결정한다는 주장을 언어 결정론이라고 불러요. 이 가설은 언어가 생각을 좌우한다는 견해로언어가 제공하는 범주 안에서만 생각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언어와 사고의 상대적 관계를 구체적으로 말한 사람은 독일 언어학자 허더(Herder)입니다. 그는 언어를 민족 문화의 근간이자 민족정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어요. 언어와 사고는 하나의 통합된 과정이며 언어가 다르면 사고 역시 달라진다는 주장입니다. 이후, 허더의 영향을 받은 훔볼트가 언어와 사고, 문화에 대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견해를 제시하죠. 그는 언어와 사고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고, 언어가 사상을 형성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어요. 그는 언어 없이는 진정한 사고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죠.

훔볼트의 언어이론에서 중심 생각은 언어구조와 민족적 심성(national mentality) 사이의 관계입니다. 그는 언어는 특정한 국가의 국민정신을 특수하게 발산하는 것이며 특정한 세계관을 드러내는 내적 형태의 외적 표현이라고 설명했어요. 언어와 지각과의 관계에 대해 언어구조가 다르면,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지각구조 또한 서로 다르다는 주장입니다.

언어와 사고의 상관관계에 대한 다양한 가설들
언어와 사고의 상관관계에 대한 다양한 가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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