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번째 주장, 가장 강력한 '유전설'
언어의 기원을 찾는 강력한 주장 중의 하나가 '유전설'입니다. 이것은 '생득 가설(innateness hypothesis)'이라고도 부르는데요. 인간의 언어 능력이 유전적으로 결정된다는 거예요. 인간 유전학에서 중요한 돌연변이를 언어의 기원이라고 생각한 겁니다. 즉, 모든 사람은 생득적으로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난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언어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능력이 유전적으로 내재되어 있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언어도 배울 수 있습니다. 이 가설은 언어 발달에 생물학적 기반이 있음을 강조해요. 특히 우리 뇌에서 언어 처리를 담당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의 발달은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입니다. 이 주장은 현대 언어학에서 중요한 학자 중 한 명인 노암 촘스키(Noam Chomsky)의 이론에 근거합니다.
노암 촘스키의 '생득 가설'의 탄생
노암 촘스키가 현대 언어학에 큰 영향을 미친 ‘생성 문법(Generative Grammar)’이 그것입니다. 언어를 생성하는 규칙의 체계적인 구조를 제안했어요. 즉, 인간 언어의 창조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 이론으로, 모든 언어는 공통의 언어 능력이 내재되어 있다는 겁니다.
촘스키는 인간의 뇌가 언어를 습득하기 위한 특별한 구조나 기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언어 습득 장치(Language Acquisition Device: LAD)’라는 개념을 제시했어요. 이론적으로 ‘언어 습득 장치’는 언어를 습득하는 데 필요한 가장 초창기 형태의 언어 지식으로 여겨집니다.
촘스키의 주요 연구 분야는 언어학에 대한 형식주의적 접근을 취하고 있으며, 그의 이론은 언어학뿐만 아니라 심리학, 철학, 인류학, 정치학, 인지과학,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그의 연구는 언어와 사고, 현대 사회와 인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한편, 언어 발달과 뇌 기능 연구자로 잘 알려진 신경과학자이자 언어학자 에릭 하인즈 렌버그(Eric Heinz Lenneberg)는 1967년 자신의 책 ‘언어의 생물학적 토대’에서 뇌 발달과 언어 습득 사이의 관계를 밝힌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언어의 발달은 결정적인 시기가 있다"고 내세우며, 뇌의 특정 영역이 언어 처리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깊이 연구했어요. 그는 언어 발달을 관장하는 특정 부분이 뇌에 존재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언어 발달 과정은 어느 문화권에서나 동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언어 습득의 시기와 과정은 그 언어의 사회, 문화적 배경과는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여겨졌어요.
세상의 모든 영아들은 다른 생득적 발달과 마찬가지로 생후 12개월 전후에 처음 말하기 시작해서 18~24개월 사이에 두 단어 문장을 사용하며, 12~13세 이후에는 선천적 특성이 완전히 소멸된다고 보았어요. 이런 그의 연구는 신경언어학과 인지 신경과학 분야에 중요한 기여로 평가되며, 뇌와 언어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언어 습득 장치'의 복잡한 과정
요약하면, 생득 가설은 유전자가 언어 능력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의 이론에 다음과 같이 반문해 볼 수 있어요. 환경적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유아의 언어 능력에 차이를 보이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주장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죠.
그래서 일부 연구자들은 언어 능력이 환경과 유전의 복잡한 요소로써 상호작용을 통해 발전한다고 말합니다. 생득 가설은 언어 습득의 이론 중 하나로, 언어 습득의 복잡한 과정을 완전히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인간의 언어 습득 능력에는 유전적인 측면도 있지만, 특정 언어를 학습하거나 사용할 때 사회, 문화, 환경적 측면도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 앞에서 다양한 언어 실험 사례들을 통해 살펴보았죠? 따라서 유전설이 언어의 기원에 대한 주장으로써 결코 정답은 아니며, 위에서 탐구한 여러 요소들을 종합해서 인간과 언어를 이해하는 데 기초가 되기를 바랍니다.
다음에는 프랑스의 계몽주의 사상가 장 자크 루소가 1871년에 쓴 ‘언어 기원에 관한 시론’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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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기원-7. 현대 진화설 및 ‘생물언어학’과 언어 습득기
열여섯 번째 주장, 현대 진화설현대에는 자연선택설, 돌연변이설, 격리설을 종합해서 진화의 요인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현대에는 유전 물질과 유전 원리가 밝혀지면서 진화의 원리를 유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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